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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일반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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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 The Hole - 편혜영 편혜영 작가의 소설은 처음인데 책장이 잘 넘어가면서도 글의 분위기 때문에 숨이 턱턱 막혀와서 마냥 읽는게 쉽지는 않았다. 글의 주인공 오기는 한순간의 차사고로 전신마비가 되고 보조석의 아내는 죽게 된다. 참담한 상황에 그래도 살 의지를 다잡지만 그의 주변상황은 점점 암울해지기만 한다. 처음엔 주인공에 이입되어 방에 갇혀 사지를 못움직이고 간병인이나 장모님이 하는 짓에 휘둘리는 상황에 읽기 힘들었는데 과거 죽은 아내와의 일화가 서서히 드러날수록 오히려 읽기가 편해졌다. 1인칭이라 바로 보이진 않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완전체 같아서 좀 소름이었는데, 자신이 한 잘못은 그럴수 있었다는 실수로 넘기고 아내와는 은근히 동등한 관계가 아니라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느낌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가 겪어야 할일..
아무튼, 스릴러 - 이다혜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작가가 글을 쓰는 아무튼 시리즈. 예능, 술, 떡볶이 등 관심 가는 주제가 많았는데 마침 도서관에서 가 보이길래 바로 빌려봤다. 스릴러라는 정의가 애매모호해서일까, 아님 에세이의 형식 때문일까, 책의 첫머리가 좀 두서없는 느낌이어서 기대치가 확 식을뻔 했는데 다행히 작가가 스릴러라는 장르를 어떻게 입문했고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가진 덕후인지 드러나면서 책이 재밌어지기 시작했다. 앞서 말했듯 스릴러는 사건의 진행 속도가 빠르고 반전이 있는 경우가 많다는 등의 특징이 있으나 딱! 무엇이라고 정의하기에는 범죄, 추리, 미스터리, 공포 등 많은 부분에 발을 뻗고 있다. 따라서 이 책에서도 스릴러를 포함한 다양한 장르소설을 이야기한다. 작가님의 장르사랑이 여기서 드러나는데 참 많은 유..
돌이킬 수 있는 - 문목하 뭐 읽을 만한 소설 없을까 하다가 발견한 책. 첩보물인데 초능력자도 나오는 SF야, 거기다 로맨스도 있다고? 혹해서 바로 읽었는데 아쉽게도 갠적으론 그 여운보다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 소설이었다. 읽은 사람들이 왜이렇게 재밌게 읽었는지는 이해가는데 거기에 나는 포함되지 않아서 슬프다고 해야할까. ((스포스포)) 일단 이 소설은 많은 비밀을 가진채 시작하기 때문에 초반부엔 좀 뜬구름 잡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신입이지만 능력있는 경찰인 윤서리가 부패경찰에게 스카웃되어 '비원'이란 조직이 하는짓을 눈감아주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사건의 중심부가 아닌 멀리서 지켜보는 입장에다 대화로 설명을 해주기 때문에 바로 빠져들어 읽기엔 장벽이 좀 있다. (물론 그러다가 반전으로 후반부에 몰아치는 매력때문에 평이 좋다) 거..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 - 김혼비 여자와 축구. 운동과는 담 쌓고 지내는 사람으로썬 안어울려 보이는 단어들이다.그리고 이 책은 그 안 어울려 보이는 두 단어 사이에서 열심히 뛰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축구 얘기엔 관심이 없어서 처음엔 읽을 생각이 없다가 여기저기 추천글을 보고, 또 사람들의 젠더적 편견과 무지가 가득한 분야에 선 여성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니 바로 읽게 됐다. 결과는 대만족! 축구를 모르는 초보자도 읽을 수 있을정도로 친절하고, 유머가 가득해서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 선 여성들의 든든한 연대기 책을 읽으며 느낀건 내가 접하지 못했을 뿐이지 축구를 좋아하고 직접 뛰고 있는 여성들이 많이 있다는 것이다.(자연스레 축구만이 아니라 편견과 무지 속에서 있을 수많은 여성들의 모습이 떠오른다)그리고 더 놀라운건 ..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 올리버 색스 처음 제목을 접했을 땐 이나 와 같은 시리즈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책장을 넘겨서 책이 소설이 아닌 걸 알았을때 조금 당황했다. 신경정신과 의사가 자신이 진찰한 환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모은 게 왜이리 유명하고 평이 좋은거지? 싶었는데 책을 다 읽고 나니 이제는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 소설은 단순히 병을 가진 환자들의 진찰기록이 아니다. 작가는 서문에 단순히 병을 진찰하고 진단명을 내리는 행위를 비판하며 병을 이해하고 그 원인을 파악하려면 환자의 '이야기'에 집중해야 함을 강조한다. 그들이 어떤 성장과정을 겪었고 어떻게 병을 얻었으며 어떤 노력을 하며 이겨내려고 하는지, '이야기'로 우리가 받아들여야 하며 이 모든 이야기에는 인간에 대한 애정과 신뢰가 있어야 함을 강조한다. 이 휴머니즘이 이 소설..
지도와 영토 - 미셸 우엘벡 프랑스 유명 작가 '미셸 우엘벡'의 장편 소설이자 2010 콩쿠르 상 수상작인 .콩쿠르 상이 얼마나 권위있는지도 모르겠고 작가 이름도 처음 들어봤지만 추천글에 자주 보이길래 읽게 됐다. 지도와 영토, 소설 제목으로 생뚱맞지만 화가이자 사진가인 주인공이 미슐랭 지도를 사진으로 찍어 만든 예술작품에 사회 전반에 걸친 함의를 담은 것에서 따온듯하다. 따라서 소설 전체에 건축, TV, 사진, 미술 등과 같은 문화예술 뿐만 아니라 아버지, 죽음, 사랑 등의 주제와 그것을 바라보는 비판적이면서 예리한 작가의 시선이 가득 담겨있다. 처음 책장을 펼쳤을때 놀랐던것은 소설 내에 미셸 우엘벡이란 이름의 작가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그것도 굉장히 비중이 크게. 그가 어떤 인물인지 시침떼며 아주 직설적으로 묘사되는데 이게 얼마..
5년 만에 신혼여행- 장강명 요즘 머리 아픈게 싫어서 책을 읽다말고, 읽다말고 반복 중인데 이 책은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다.생활 관련 가벼운 에세이고 적당히 유쾌해서 그런 것 같다. 앞으로 이런 에세이 좀 찾아 읽어야지... 장강명 작가는 , 등의 소설로 알고 있는 작가였다. ㅋㅋㅋ완독하진 못했지만, 어떻게 보면 이 책을 먼저 읽은게 장강명이란 사람이 어떤 사고를 가진 사람인지 알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작가의 소설을 읽는데에 도움이 될 듯 싶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작가가 오년 만에 보라카이로 신혼여행을 가는 수기이다.하지만 단순히 여행을 말하는 이야기 만이 아니라 시월드, 딩크족 등 작가 부부의 상황으로 인해 현재 한국사회에서 논의되는 다양한 주제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사회가 바라보는 기준에 대해 다시, 작가는 어떻게 생각..
머큐리 - 아멜리 노통브 , 에 이어 세번째로 읽은 아멜리 노통브의 소설.역시 아멜리노통브 소설답게 광기어린 핑퐁대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하지만 이전 소설들이 등장인물의 입담에 이입되어 휘둘러지는 반대쪽 인물을 보고 통쾌함을 느꼈다면 이건 오히려 반대쪽에 이입되어 속터지는 쪽? ㅋㅋㅋ 30세의 간호사 프랑수아즈는 〈죽음의 경계〉라 불리는 외딴 섬에 파견 근무를 나가게 된다. 그곳에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소녀 하젤이 팔순이 다 된 추악한 늙은이, 롱쿠르 선장과 묘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있다. 거울을 비롯해 모습을 비추는 물건의 반입이 일절 허락되지 않는 이상한 섬, 눈부시게 아름다우면서도 스스로를 괴물이라고 생각하는 하젤, 프랑수아즈는 노인과 양녀 사이에 어떤 비밀이 있다는 것을 눈치 챈다. 섬 전체를 장악하고 있는 노인의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