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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넥플릭스: 무난하지만 미친 몰입력 <버드 박스>


야밤에 영화 한편 보고 자려고 넷플릭스에 들어가는 순간 딱! 발견한 요 영화!


21일 개봉한 따끈따끈한 신작에다가 찾아보니 슬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 같아서 바로 봤다.

물론 '산드라 블록'이 나오기 때문에 평타는 칠꺼라는 믿음을 가지고...ㅋㅋㅋ




<버드 박스>는 록밴드 하이 스트렁의 보컬이자 기타리스트, 작사가로 활동중인 

조시 맬러먼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한 재난 스릴러 영화라고 한다.

미지의 생명체와 광기, 차단된 시야를 특색으로 소설은 단숨에 종말소설의 신예로 각인되었고 이렇게 영화로도 제작!


영화는 바이러스도 질병도 아닌 미지의 재앙이 인류를 휩쓴 재난 앞에 출산을 앞둔 한 여성이 겪는 필사의 분투를 담고 있다.



주인공 맬라리는 두 아이를 데리고 눈을 가린채 배를 타고 안전지대로 대피하고 있다.

그들이 왜 눈을 가렸는지, 무엇을 경계하는지 궁금증을 자아내며 영화는 5년 전으로 돌아간다.


미혼모인 맬라리는 여동생과 병원에 가지만 아직 아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못했다.

그러던중 괴현상이 일어나고 동생을 잃고 낯선 사람들과 한 집에 거주하게 된다.


영화는 이 두 시점을 번갈아가며 보여주며 그녀에게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는가를 천천히 보여준다.


(스포)


눈을 뜨고 악령이라고도 부르는 미지의 생명체를 마주치면 자살충동을 느끼며 끔찍하게 변하는 사람들.

사람들은 안대를 쓰고 다니며 차단된 시야가 주는 공포에 압도된다.

뿐만 아니라 미지의 괴생명체에 대한 공포 외에도 고립된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광기와 비극은 보는 이들을 더욱 더 몰아붙인다.



무난하지만 미친 몰입력


<버드 박스>는 디스토피아 장르의 다른 넷플릭스 영화처럼 신선하지는 않았다.

영화를 보면서 이건 이럴거야, 저건 저렇게 될거야 하며 예상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세계관이 치밀해 보이지도 않다. 군데군데 허점들이 보인다. 


하지만 산드라 블록의 미친 연기력이 이 영화를 멱살잡고 끌고 간다.

산드라 블록의 연기가 곧 몰입력이다 ㅜㅜ

아직 아이를 받아들일 준비를 못한 미혼모 맬라리가 인류의 종말 앞에서 오히려 사랑을 깨닫기까지 

맬라리의 시니컬하면서도 강인한 모습을 너무나 훌륭하게 연기해줬다. 


사실 주인공이 파워 모성애 캐릭터였다면 많이 뻔했을것같은데,

오히려 아이들에게 정을 주지 않기 위해 이름을 붙여주지 않은 캐릭터이고, 그럼에도 극한의 상황에서 아이들을 보호하는 게 굉장히 좋았다.

애들이 위급할때 멜라리를 멜라리! 라고 부르는게 ㅋㅋ 인간 대 인간느낌 파워 으른느낌.

 모성애가 없다고 나쁜사람이 아니라는걸 말해주는 것 같았고, 

결말에서 결국 아이의 이름을 붙여주는것도

단순히 모성애를 가진 엄마로 완성되는게 아니라 하나의 가족이 완성되는 느낌이라 인상깊었다.



산드라 블록뿐만아니라 초반의 여동생 역할의 '사라 폴슨'은 오션스8이 생각나게 만들고

존 말코비치, 재키 위버, 톰 홀렌드 등의 베테랑 연기자들이 극의 안정감을 주었다.


특히 고립된 집에서 리더역할을 하는 톰.

주변인들을 지켜주는 피지컬을 보여주면서도 경직되고 냉소적인 맬라리를 녹이는 감성을 보여준다.

톰 덕분에 맬라리가 알을 깨고 여정의 마지막까지 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영화를 보며 내내 너무 멋있었음 ㅜㅜ



뿐만아니라 배우들을 받쳐주는 연출도 영화를 더욱 몰입력있게 만들었다.

원작에서 차단된 시야가 주는 불안감을 글로 읽을 수 있지만 영화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이 공포를 영화로 구현해내려는 시도가 엿보였다. 

안대를 쓴 시야나 정말로 안보이는 것처럼 극대화된 사운드 효과, 점점 몰입감이 더해지는 시점 전환 등.

공포 영화를 잘보지 못하는 나도 집중해서 보게 만드는, 완성도를 가진 영화였다.




출연진들과 너무 귀여운 아역배우들.

특히 딸의 연기가 인상깊었다. 


오랜만에 본 스릴러 공포 영화였는데, 보고나니 참 잘봤다는 생각이 든다.

산드라 블록... 진짜 사능동안 영화 많이 찍어주길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