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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넷플릭스 <서던 리치: 소멸의 땅> I don't konw


서던 리치: 소멸의 땅(Annihilation, 2018)

알렉스 갈랜드 / 나탈리 포트만, 제니퍼 제이슨 리, 테사 톰슨, 오스카 아이작 등

미국, 영국 / 판타지, SF, 미스테리


주인공의 입에서 가장 많이 나온 말이자, 영화를 보고 난 뒤 내가 한 말... I Don't know.


넥플릭스 영화들을 훑어보다가 나탈리 포트만 주연에 SF영화라는 거에 혹에서 본건데 ㅋㅋㅋ 

영상은 너무나 아름다우면서도 기괴하지만, 영화가 도대체 무슨말을 하고 싶은건지, 어떤 줄거리인지 명확하게 표현을 못하겠다.

분위기는 영화 컨택트(Arrival)의 호러판인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주제를 말해보자면, 

세포의 죽음이란 더이상 분열을 하지 않는것. 따라서 소멸하지 않고 영원하려면 끊임없이 재분열을 해야한다. 

모순적이게도 영원하려면 변화, 즉 기존의 것은 소멸을 해야한다는 것인데


제목 Annihilation(전멸,소멸)에서 보듯이 영화는 이를 인간과 연관지어 보여주는 듯 하다.



줄거리


비밀작전을 수행하고 돌아온 군인 남편이 의식을 잃게 되고, 전직 군인이자 생물학자인 레나는 숨겨진 비밀을 알게 된다.

하늘에서 떨어진 불가사의한 물체로 인해 미국 해안지대에 미스터리한 지역(쉬머)이 생겨나고 

이곳을 탐사한 인원이 남편을 빼고 모두 돌아오지 않은 것.

이곳과 관련된 사안을 다루는 비밀 정부 기관 '서던 리치'는 점점 커져가는 구역을 조사하기 위해 탐사대를 파견해 왔고,

레나는 남편을 구하기 위해 탐사대에 지원하게 된다. 

생물학자인 레나를 포함해 심리학자, 물리학자, 지리학자, 응급구조사로 구성된 탐사대는 쉬머 안으로 들어가게 되고

믿기지 않는 기괴한 경험을 하게 되는데...



아름다운 기괴함


쉬머 안에서 갑자기 정신을 차린 레나는 자신과 동료들이 며칠의 기억을 잃었다는 걸 깨닫는다.

분명 쉬머안에 들어온게 마지막 기억인데 어느새 텐트를 치고 있는 것.


뿐만 아니라 쉬머 안의 모든 동식물들이 유전자 변형을 겪고 있다. 사슴의 뿔에는 꽃이 자라고 인간과 유전자가 같은 식물이 자란다.

거기다 자신들까지도 유전자 변형이 시작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탐사대원들은 혼란을 겪는데...


정말 기괴하지만 이상하게도 아름다운 기묘한 영상들. 영화의 독특하면서도 가장 매력적인 점이 아닐까 싶다.



모호함


쉬머안에서 레나는 조금씩 과거를 회상한다. 

사랑하는 남편과의 사이가 행복해 보이지만, 그녀는 외도를 저질렀다. 이유는 불분명하다.

박사와의 대화에서 레나는 사람은 자기파괴 본능이있고, 흡연, 불륜 등의 행위도 거기에 들어간다고 말한다.

어쩌면 이런 인간의 모호함을 감독은 쉬머 안의 유전자가 변형되는 혼란스런 풍경으로 보여주려 한 것 같다.


인간의 내면, 그 명확하게 떨어지지 않고 이유가 없을 수도 있는 무수한 행위가 세포의 파괴과정과 같다는 것.

그리고 불멸을 위해 분열, 즉 소멸하는 세포처럼 인간도 자기파괴를 통해 소멸하는 것. 이 역설적 딜레마를 영화가 보여주는 것 같았다.


그래서 영화가 명확히 해답을 말하지 않는 모호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듯도 하고... 물론 보는 내내 물음표가 떠다녔지만 ㅎㅎ



경이로운 후반부


레나가 탐사대원을 잃고 홀로 등대에 도착하면서 영화에 더욱 빠져들었던 것 같다.

모호함과 불명확함 속에서 영상이 주는 아름다움에 압도되는 기분이었다.


분열에 실패해서 죽음을 맞는 세포처럼 혼란과 여러 스트레스로 탈락하는 탐사대원들과 달리

레나는 등대에 들어가게 되고 자신의 모습을 복제하는 외계인을 만나게 된다.

ㅋㅋㅋㅋ끼워맞춘 걸수도 있지만 분열된 세포의 모습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화의 기로에서 도태될 것인지 그 소멸을 받아들일것인지 레나는 선택을 하고 결국 쉬머 밖으로 나오게 된다.



레나의 팔에 생긴 뫼비우스의 띠.

어쩌면 소멸과 영생, 삶과 죽음이 결국 하나의 변주가 아닐까 생각되는 부분이다.


흠... 후기를 남기긴 했다만 아직도 머릿속에 물음표가 떠다니는 영화.

몽환적이고 기괴한 영상이 명확한 해답을 주진 않지만 그렇기에 매력적인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