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설/일반 소설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 제니 한


넷플릭스 영화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를 너무 재밋게 봐서 ㅎㅎ 원작 소설도 있다길래 얼른 구입해 읽었다.

물론 하이틴 소설이라 큰 기대를 안하고 봤지만, 그래도 영화를 보고 나서 바로 읽어서인지 비교해가며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어쩌지? 짝사랑하던 오빠에게 내 마음을 들키고 말았어!


열여섯 살인 주인공 라라 진은 자기가 좋아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보내지 않을 연애편지를 쓴다.

하지만 뜻하지 않게 그 편지가 발송되고 라라 진은 언니의 전 남자친구이자 소꿉친구였던 조시에게 보내진 편지를 무마하기 위해 

또 한명의 연애편지를 받은 학교에서 인기가 많은 피터와 계약 연애를 하기로 한다. 

피터 또한 전 여자 친구의 질투심을 일으키기 위한 속셈인 것! 

하지만 라라 진과 조시의 관계 역시 꼬이고, 계약 연애는 순탄치 않은데... 그녀가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은 조시일까, 피터일까?


책을 딱! 펼쳤을때 놀랐던건... 그놈의 오빠소리가...나온다는 것.

나는 조시가 오빠인지도 몰랐는데 자꾸 조시오빠 거리니까 현타가 왔다. 물론 빠르게 적응하긴 했지만 ...

미국 문화니까 그냥 조시라고 햇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기도 했다.


작가가 한국계이고 자신의 경험을 녹여낸 소설답게, 주인공 라라 진은 한국계이다.

거기다가 끝에서 작가가 밝혔지만, 한국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계약연애를 모티브로 삼았다고 한것처럼, 우리에겐 참 익숙한 내용.

이게 참, 소설 자체는 무난한 하이틴 소설이지만 이 소설만의 강점이 되는 것 같다. 보쌈, 요구르트 등 한국음식이 나오는 재미가 잇었다. 물론 그 이상은 없다 ㅎㅎ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점은 영화에서 다 설명 못한 배경 이야기를 자세하게 알 수 잇었다는 점이다.

영화를 보면서 저런 얘기는 왜나온거지? 했던 부분의 뒷 배경을 알 수 있다거나 아예 영화에 나오지 않는 에피소드들도 깨알같았다.

가령 피터가 엔틱샾을 하는 어머니를 도와서 내놓은 가구를 구입하기 위해 아침 일찍 떠날때 라라 진과 같이 간다거나, 등등


조금 놀랐던건 책의 주인공들이 영화보단 그 나이대에 맞게 어려보였다는거다.

라라 진도 뭔가 더 집순이에 잘 울고, 여린 느낌이고 피터도 좀 더 악동느낌이다. 대화에 있어서도 어리니까 용서되는, 깨는 모습들이 보인다.


충격적이었던건 동생 키티 ㅜㅜ

영화에선 어린나이지만 예리하고 언니를 생각하는 마음이 깊어보이지만 책에서는 아직 아홉살... 애기다. 삐치기도 울기도 잘하는 딱 그나이대 동생.

게이 친구 루카스도 포용력있던 영화와는 달리 진짜 딱 그나이대 살짝 벽이 있는 친구 느낌.

그래서인지 책에 감정이입보다는 멀찍이서 어린애들 바라보듯 흐뭇하게 읽은 기분이다 ㅎㅎ


조금 아쉬웠던건 영화에서도 피터가 전 여자친구와의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긴 하지만 책에서는 더하다는 것.

게다가 1인칭 시점이기때문에 얘가 어떻게 라라 진을 좋아하게 되는지, 도대체 전여친인 잰과는 만나서 뭘했고 무슨얘기를 했는지 알 수가 없다는 것.

영화에선 남주인공의 눈빛으로 알아차리기나 했지, 소설에선 주위에서 피터가 여주를 신경쓴다고 지나치면서 살짝 언급한 거 외엔 ㅋㅋㅋ

모쏠 여주의 시점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ㅋㅋㅋ 진짜 잘 모르겠다. 그래도 중간중간 설레는 장면이 없지는 않았다.


소설의 후반부도 아주 마지막에 가서야 갑자기 우르르 사건이 터지고 해결되는 느낌이다. 

언니가 사실을 알아차리고 화해를 하는 과정도 ㅋㅋㅋ 소설 두장이 될까? 싶음 ㅋㅋㅋ 

영화와 달리 남주와 만나서 서로 이어지는 끝도 아니고 여주가 편지를 써야겠다고 다짐하면서 끝나기 때문에... 살짝 똥싸고 안닦은 기분도 든다.

물론 3부작이기 때문이겠지... 아 읽고싶다. 언제 나오려나...


어쨋든 현실이 두렵기 때문에 연애편지이자 작별편지를 쓰며 환상만으로 만족하던 소녀가

비밀편지 발송 사건으로 인해 세상에 나오고, 사랑을 깨닫는게 참 공감을 일으켰던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