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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사랑스런 막장드라마 <매기스 플랜(Maggie's Plan, 2015)>


굉장히 독특한 영화를 만났다.

로코인가 싶다가도 막장드라마같고, 사랑스럽다가도 사랑하기 싫어지는.


영화 <매기스 플랜>은 주인공 ' 그레타 거윅'처럼 낙천적이고 사랑스럽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분위기를 지녔다.

 

소소한 일상물 같지만 들여다보면 막장인 요지경 속 세상.

그래서인지 뉴욕을 배경으로 한 홍상수영화 같은 느낌이다. 또는 우디앨런 느낌도!



줄거리


아이를 갖고 싶은 뉴요커 '매기'(그레타 거윅)는 소설가를 꿈꾸는 유부남 대학 교수 '존'(에단 호크)을 

만나게 된다. 매기와 존은 존의 소설집필을 위해 자주 만나게 되고, 사랑에 빠지게 된다. 

존과 결혼하여 귀여운 딸 릴리를 낳게 된 매기.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존이 변해가는 것을 

느끼게 되고, 매기는 뜻밖의 결심을 하게 된다.



"인생은 그런 식으로 돌아가지 않아. 상자에서 죄다 꺼냈다가 도로 넣을 순 없어."


매기의 계획을 그냥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ㅋㅋㅋ

남편을 전처에게 반품하자!


이 얼마나 막장드라마 같은가 ㅋㅋㅋㅋ 착하고 낙천적인 원리원칙주의자 매기.

6개월 넘게 자신을 사랑해줄 남자는 없을꺼라던 그녀는 유부남 존과의 불장난 같은 사랑으로 결혼을 하고,

원하던 딸을 낳지만 결혼생활은 생각했던 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삐걱거리는 바퀴에는 기름 칠해주면서, 선인장에는 물 안주는거야?"


여기서 인생의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사람은 고쳐쓰는게 아니다.

잘난 아내의 뒤치닥거리를 하며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던 존을 구하고 싶고, 

소설을 쓰게 도와주고 싶었던 매기의 선택은 초장부터 잘못된것일지 모르겠다.

매기가 사랑했던 존의 모습은 아내의 옆에 있기때문에 존재했던 모습이란걸.

 

어쨋든 그녀는 논리적으로 다시생각을 한다.

존을 버리기엔 미안하고, 조젯(줄리안 무어)은 아직 존을 사랑하니

 아! 그녀에게 다시 존을 돌려주면 되겠다.



"남의 인생 쥐고 흔드는 별 인간들을 다 봤고, 솔직히 나도 그쪽이라고 생각했는데

당신을 보니까 난 아마추어네요."


그녀는 자신뿐만 아니라 남의 인생을 조종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이 얼마나 이기적인 이타심인지 ㅎㅎㅎ

하지만 인생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법이고, 매기의 계획도 제멋대로 굴러간다.


영화는 이렇듯 막장드라마스럽지만, 희한하게도 굉장히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풍긴다.

영화의 따뜻한 색감때문인지, 소소한 유머코드때문인지

아니면 에단호크(존), 줄리안 무어(전처) 등 등장인물 모두 단점만큼의 사랑스러움도 있기 때문인지.


그레타 거윅 뿐만 아니라 에단호크와 줄리안무어의 연기도 영화의 큰 매력포인트였다.

유혹에 약하고 줏대없지만 솔직한 존. 솔직히 ㅋㅋㅋ두 여자가 어째서 이 남자를 못놓는지 이해할순 없었지만 

뭐, 사랑이 문제겠지 ㅎㅎ 

나이가 들어감에도 여전히 사랑스러운 줄리안 무어도 워커홀릭에,당당한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연기해주었다.



헐리우드 막장드라마같은 스토리임에도 내머릿속엔 로맨틱코미디라고 기억될듯하다.

계획대로 되지 않던 매기의 플랜이 결국 해피엔딩을 맞이한 건, 사랑때문이니까.


그리고! 고작 십분도 나오지 않은 '가이' 캐릭터. 실화인가여? ㅜㅜ 흡 설레.. 

아이를 갖고싶은 매기가 정자기증을 받은 대학동기인데, (역시 헐리우드... 어나더레벨)

피클사업을 해서... 피클맨이다ㅋㅋㅋㅋ


 매기에게 다가가지 않음에도, 그 짧은 눈빛만으로 매기를 사랑하는게 느껴졌다. 

수학자가 왜 되지 않았냐는 질문에 하는 대답에서 그의 사랑방식이 느껴졌는데,

영화의 모든 내용 중 가장 인상깊은 부분이었다. 아마 사랑도 그렇게 하겠지.


"수학이 아름다워서 좋아한 것 뿐이야. 수학자가 될 생각은 없었어."


"그래? 수학이 아름다워?"


"누구든 수학의 옷깃만 만져도 그 아름다움을 느낄 거야.

난 옷깃만으로 충분했어. 

좌절감을 감당할 수 없었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