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리뷰

옥자 (Okja, 2017)

넷플릭스로 옥자를 봤다.


설국열차로 많이 실망했기 때문에 기대치는 높지 않았다.

아유 냄궁민수~~? ㅋㅋㅋㅋㅋㅋ 으...진짜 ..... 한국배우들과 외국배우들의 조합이 설국열차와 같다면... 

오글거려서 못볼꺼라 걱정했는데 ㅋㅋㅋ 다행히.. 그정도는 아니였다.


옥자는 봉준호 감독의 전작들.. 살인의 추억, 괴물과 같은 작품들을 생각하고 본다면 분명 실망할 영화다.


하지만 따로 본다면 적어도 평타 이상은 칠만한 작품인 것 같다. 어른을 위한 잔혹동화.

그래서 국내보다 해외 반응이 더 좋은 것 같기도 하고.




산 속 깊은 곳에서 할아버지와 사는 미자에게 옥자는 친구이자 가족같은 존재.


옥자는 글로벌 그룹 '미란도'에서 유전자조작으로 만든 슈퍼돼지. 

'미란도'의 회장 루시(틸다 스윈튼)는 슈퍼돼지 프로젝트로 각국에 슈퍼돼지를 보내 10년후 누가 가장 잘 키웠는지 보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그렇게 만난 옥자와 미자(안서현)는 같이 커간다. 숲을 배경으로 평화로운 둘의 모습이 얼마나 동화같던지.




한국의 슈퍼돼지 옥자가 프로젝트에서 1위를 하게 되면서 미란도는 옥자를 미국으로 데려간다.

미자는 옥자를 다시 구해오기위해 가출을 감행! 비밀동물보호단체 ALF를 만나게 되면서 갈등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미란다그룹을 대표하는 루시(틸다스윈튼)와 유명동물학자 죠니(제이크 질렌할)

ALF를 대표하는 제이(폴다노), 케이(스티븐연), 레드(릴리콜린스) 등


연기력 후덜덜한 배우들이 모이니 정말 보는 맛이 나는 영화였다.


틸다스윈튼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감탄이 나오는 연기를 펼쳐주었고(보는영화마다 이렇게 다르고, 식상함이 없는게 놀랍다)

제이크질렌할은 노홍철? 같은 과장오버캐릭터로 인해 호불호 갈리는 반응을 얻고있다.(감독의 디렉팅이라고는 한다..)

스티븐연도 어색한 한국말이 너무 귀여웠고 릴리콜린스도 너무 이뻤다 ㅜㅜ


주인공 서현이도 아역연기가 아닌 성인연기를 보여줬고.





그리고! 개인적으로 너무 멋있었던 제이 역할의 폴다노!


폴다노는 이미 여러작품으로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는 배우. 선과 악이 공존하는 마스크때문에

옥자를 보는 많은 사람들이 ㅋㅋㅋ 착한쪽캐릭터임에도 나중에 분명 통수를 때릴꺼라 예측했다고 하는데 ㅋㅋㅋㅋㅋ


아.. 미자에게 나긋나긋 설명해주는 모습이 얼마나 멋있던짘ㅋㅋㅋ 영화속에서 아무것도 없이

등장하고 빠지는 것도 연기를 잘하니 카리스마 넘치더라... 


그리고 중요한건 마냥 선한캐릭은 아니라는거.

동물보호를위해 애써왔고 미자의 의사를 존중할정도로 스윗함을 보이는 인물이지만

잘못을하거나 자신의 목표에 먹물을 튀긴다면 같은편이라도 가차없이 짤! 하는ㅋㅋㅋ 속이 비틀린 인물.


앞으로 폴다노의 필모를 샅샅히 뒤질것같은 예감이 든다....





내가 생각하는 봉준호 감독의 장점은 희극 속에 비극이 있다를 가장 잘 표현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앞에는 '한국적'이라는 말이 붙을 것 같다.



옥자에서도 봉준호식의 위트 넘치는 장면이 가득하다. 

그럼에도 옥자는 마냥 희망찬 동화같은 이야기는 아니다. 

오히려 굉장히 현실적인 이야기다. 마지막 옥자와 걷는 미자의 표정이 기억에 남는다. 

무표정을 가장한 무력함. 


거대한 사회시스템속 개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은 무엇일까 하는 고민이 든다.


이동진평론가의 말처럼 희망이 횃불은아니어도 불씨는 되기를 바라게 되는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