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리뷰

Remember Me <코코>


애니메이션 영화를 좋아한다. 이번에 개봉한 <코코>도 영화관에서 2번 관람했고, 또 한번 볼 예정이다.

사실 영화자체는 <니모를 찾아서>, <라따뚜이>, <업> 등 픽사에서 내논 영화들과 비교해보면 아쉬운 측면이 많다.

픽사가 디즈니에 인수되면서 내놓은 합작 영화여서 그런지, 픽사스러움(?)이 많이 약하고, 디즈니영화라고 하기에도 노래나 극적임이 아쉽다.


그러나 사람들이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는 이유가 이 영화 <코코>에도 담겨있다.

사랑, 우정, 가족, 꿈 등, 어쩌면 삭막한 현재에 입 밖으로 꺼내기 낯부끄러울 수 있는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은 늘 노래한다. 

뻔한 이야기와 뻔한 교훈이지만 우리는 영화를 보며 웃기도, 눈물짓기도 한다.

 영화는 아이는 웃게, 어른은 울게 만든다. 그리고 이점이 우리가 애니메이션 영화를 사랑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줄거리


음악가를 꿈꾸는 소년 미구엘은 전설적인 가수 에르네스토를 동경하지만 가족의 반대로 꿈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미구엘의 고조 할아버지가 음악을 위해 가족을 버리고 떠난 이후, 대대로 가족들이 노래라면 학을 떼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망자의 날'을 맞아 광장경연에 나가려는 미구엘은 에르네스토의 기타에 손을 대게 되면서 '죽은 자들의 세상'에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의문의 사나이 헥터와 함께 상상조차 못했던 모험을 시작하게 되는데... 미구엘은 무사히 현실로 돌아올 수 있을까?



바다, 하늘을 모험하던 영화는 이제 사후세계까지 손을 뻗쳤다. <코코>는 멕시코의 고유명절인 '망자의 날'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죽음이 슬픔이자 이별인, 대부분의 나라와 달리 멕시코에서 죽음은 '죽은 자의 날'이라는 명절로 축제이자 가족을 기억하는 즐거운 시간이 된다.

사람들은 죽은 친지나 친구의 제단을 만들고 음식과 꽃을 받치며 그들을 추억하고 기린다.


죽음 외에도 멕시코하면 빠질 수 없는 '음악'도 <코코>의 중요한 주제이다. 디즈니 영화답게 영화내내 귀를 즐겁게 하는 노래가 이어지는데,

기타를 치는 어린주인공을 통해 멕시코 음악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게 한다.


한편 멕시코 문화의 '죽음'과 '음악'이라는 점에서 <마놀로와 마법의 책(The Book of Life)>이라는 애니메이션 영화가 생각났다.

이 영화에서도 '망자의 날'을 배경으로 멕시코의 음악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사랑과 운명을 이야기하는 영화와 달리 <코코>는 가족과 꿈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겹친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이 영화를 볼 당시에도 죽음이 끝이 아니라 삶의 연장선이라는 점이 굉장히 매력적이었는데, 

<코코>를 통해 또다시 색다르면서도 매력적인 멕시코 문화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가족 vs 꿈


이제는 빛바랜 '가족의 중요성'이라는 전통적 가치가 <코코>의 중요한 뼈대이다. 

대가족이 모여 움직이고, 가족이 가장 큰 가치가 되는 멕시코 문화권이, 우리도 저랬던 적이 있었기 때문인지 큰 위화감이 들지 않고 스며들게 됐다.

그리고 우리가 겪었던 흐름대로, 가족의 해체라는 위기는 미구엘이 반대에도 불구하고 음악을 하기 위해 가출을 하는 이야기로 영화는 보여준다.


하지만 <코코>는 가족과 꿈 중 하나를 선택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어떻게 하면 이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지 이야기하는 영화다.

'죽은 자들의 세상'으로 가출한 미구엘이 시련을 겪고 결국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게 되지만, 그렇다고 꿈 위에 가족이 있다고 이야기 하지는 않는다.


반전이라기도 뻔한 고조할아버지의 정체나 고조할머니인 이멜다의 갑작스러운 용서, 급작스럽게 가족이 짱이야! 하고 이어지는 후반부 전개의

아쉬움을 뒤로하고서라도, 이야기는 착실하게 미구엘이 가족이라는 울타리안에서 꿈을 놓치지 않는 방향으로 전개된다.


그리고 이 해피엔딩이, 뻔하다고 고개를 내저을진 몰라도 미소를 짓게 만든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산 자들의 기억속에 영원하다는 것을 알게 해준 영화 <코코>.

사실, 개인적으론 손에 꼽는 인생 애니메이션 영화 순위에 들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이 영화를 보기 위해 계속 영화관을 찾는 이유는

죽음을 다루는 멕시코문화의 매력도 있지만 뻔한 내용과 뻔한 교훈을 줌에도 보고나서 기분이 좋아지는게 가장 큰 이유인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