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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디스토피아에 감성을 <하우 아이 리브: 내가 사는 이유>


하우 아이 리브: 내가 사는 이유(How I Live Now, 2013)

케빈 맥도널드 / 시얼샤 로넌, 조지 맥케이 등

영국 / 전쟁, 틴에이저, 드라마 


<헝거게임>, <다이버전트>, <메이즈 러너> 의 흥행에서 알 수 있듯이 디스토피아물, 그중에 소년소녀가 주인공인 영화는 참 매력적인 것 같다.


특히 암울한 상황 속에서 피어나는 청춘로맨스는 가뭄이어도 악착같이 착즙하곤 했는데 ㅎㅎㅎ

이번 영화 <How I Live Now>도 유명하지 않은 영화지만 디스토피아 청춘물이란 이야기를 듣고 바로 보게 됐다.


근데.... 누가 포스터 만들었냐... 나와라



진짜 식겁했다 ㅋㅋㅋㅋ 우리나라만 그런줄 알고 엄청 욕했는데 알고보니 포스터 자체 색감이 같더라...

영화를 보고 포스터를 만든건가 참 의아하다.


포스터의 붉은 색감과는 정반대로 영화는 영국 전원 마을의 풍경이 평화롭고 아름답게 나오며

시얼샤 로넌의 액션씬 따윜ㅋㅋㅋ 기대하면 안된다.

사실 어떻게 보면 개연성도 없고 전쟁물인지 청춘물인지 아리송한, 이도저도 아닌 영화를 어떻게든 팔아보려는 꼼수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지만 취향에 맞다면 영화의 허점과 내용 모두 좋아하게 될 영화였다.

내가 그랬으니!



줄거리


신경질적이고 까칠한 소녀 엘리자벳은 아버지와의 불화로 요양차 이모가 사는 영국으로 오게 된다.

이모는 테러로 불안한 시국에 국제회의로 바쁘고 이모의 세 아이들은 그들끼리 자유롭게 살아가고 있다.

자신을 데이지라고 불러달라는 소녀는 처음엔 가시를 세우고 퉁명스럽게 굴지만 

어느새 평화로운 자연 속에서 아이들과 어울리게 된다.

특히 말이 없지만 다정하고 속이 깊은 에디와 깊은 끌림을 느끼게 되고 자신이 저주받았다고 여겼던 데이지는 행복을 느낀다.


하지만 정체불명의 적들이 영국을 침공하면서 핵폭발이 일어나고 에디와 아이들과 강제로 이별하게 된 데이지는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지키려 하는데...




전반부, 후반부 전혀 다른 영화의 분위기


앞 부분이 상처를 받고 마음을 닫아 걸은 데이지가 아이들, 특히 에디와 만나면서 점차 치유되는 내용이 아름다운 영상미와 함께 보여준다면

뒷 부분은 전쟁으로 헤어지게된 데이지가 막내 파이퍼를 데리고 우여곡절 속에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통해 성장하는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때문에 앞부분의 자연속에서 자유로운 아이들의 모습과 후반부의 전쟁의 참혹함은 대비가 되어 더욱 충격적으로 느껴졌다. 



내가 사는 이유


데이지는 자신이 태어나면서 엄마가 죽고 아버지가 재혼하면서 불화를 겪으면서 정신적으로 내몰린 아이다.

짙은 아이라인에 튀는 복장, 까칠한 태도를 꾸며내고 있지만 이런 모습은 고슴도치의 가시처럼 자신을 보호하려는 수단이다.

(ㅋㅋㅋ초반에 엄청 중2중2 하기 때문에... 보기 조금 힘들었다)

 

선뜻 음식을 입에 대지 않거나 자신을 통제하려는 환청을 듣는 데이지를 보면 영화의 제목, 내가 지금을 사는 이유가 데이지에겐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전쟁 중에 파이퍼를 지키며 집을 찾는 여정과, 결말에 상처받은 에디를 보듬는 과정에서

소중한 사람을 책임지게 되면서 살아가게 되는 이유를 찾게 되고, 어른으로 성장하게 된다. 

아마 이게 영화가 말하고자 한 주제인듯.


"오래전에 내가 말했지. 만약 세상이 끝나지 않는다면 너랑 여기서 살고 싶다고.

그게 지금 내가 사는 이유야."



에디와의 사랑


사실 영화적 완성도로 따지면 ㅋㅋㅋ 이 영화는 여기저기 허점이 보이고 이야기의 볼륨도 밋밋하다고 느껴진다.

처음부터 계속해서 나오는 데이지의 환청은 단지 데이지의 아픔을 나타내는 것인가? 에디는 데이지의 속마음을 느낄 수 있는건가?

왜 하필 이모 아들과의 근친사랑인가? 등등등. 


전쟁물로 보기에도 애매하고 청춘로맨스로 보기에도 뙇! 로맨스영화라 보기에 무리가 있다.


하지만 시얼샤 로넌의 연기는 역시나 깔데가 없고, 남주인공 조지 맥케이도 보다보면 너무 잘생겼음 ㅜㅜ

거기다 영국 전원의 모습은 전쟁과 대비되어 천국으로 느껴질정도로 아름다웠고...


희한하게도 아쉬운점이 많음에도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영화였다.




둘째 아이작은 스파이더맨으로 이제는 유명한 톰 홀랜드라 반가웠다.

특히 막내 파이퍼는 너무너무 귀여웠는데 후반부에 집을 찾아가는 힘든 여정을 견뎌내서 참 대견스러웠다. 은근 비중큰듯 ㅎㅎㅎ



디스토피아 세계관이지만 청춘의 사랑이 주제인 신기한 영화였다.

감각적인 영상미도 좋았고 데이지와 에디의 로맨스도 감성충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