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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켈스의 비밀> 희망으로 빛나는 아름다운 책


켈스의 비밀(The Secret of Kells, 2009)

톰 무어 감독 / 프랑스 / 애니메이션


켈스의 서. 서기 800년경에 아일랜드에서 라틴어로 제작된 복음서로 화려한 장식으로 예술적 가치가 뛰어난 세계문화유산이다. (라고 한다)



이 켈스의 서와 힘든 상황 속에서도 책을 만들었던 조상들에게 바치는 찬가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이 바로 이 영화 <켈스의 비밀>이다.


ㅎㅎㅎ 사실 이런 사실을 알고 보지는 않았다. 그냥 볼 애니메이션 영화를 찾다가 평이 좋길래 본건데 중간까지도 왠 책에 관한 이야기지? 했다.

이렇게 무식할수가 ㅋㅋㅋㅋ 



화려한 장식으로 유명한 켈스의 서를 담은 영화답게 영화는 굉장히 아름답고 환상적이다.

기존의 익숙한 그림체가 아니라 낯설지만 색다른 느낌. 아 이건 사진이 아니라 움직이는 영상으로 봐야지 매력이 배가 됨...


이 아름다운 영상으로 보여주는 소년의 성장은 영화 자체를 하나의 동화이자 신화로 느껴지게 했다. 

더해서 아일랜드만의 정서도 엿볼 수 있었고. 



줄거리


바이킹의 공격에 맞서기 위해 애보트 수도원장은 다른 수도승들과 함께 수도원 주위를 에워쌓는 벽을 짓고 있다.

이때 아이오나 섬에서 위대한 책을 기록한다고 알려진 에이단 수사가 고양이 핑거 반과 함께 바이킹에 의해 도망온다.


삼촌인 애보트 수도원장은 한때 책의 위대함을 알고 있었지만 어느새 이를 잊고 벽을 쌓는데 열중이다.

하지만 주인공 브랜든은 책의 위대함을 깨닫고 에이단을 도와주면서 삼촌과 마찰을 겪는다.


그러던 중, 책의 잉크를 만드는데 쓰이는 열매를 얻기 위해 금지된 숲에 들어간 브랜든은

산의 주인이자 짐승에서 어린 여자 아이로 변신할 수 있는 아이슬링을 만나 우정을 나눈다.


하지만 어느새 바이킹은 수도원 코앞에 당도하고, 책을 완성하려면 구렁이 신에게서 크리스탈 눈을 얻어야 하는데...



켈스의 서에 대해 전혀 모르고 영화를 봤을 때는 오히려 브랜든과 에이단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바이킹이 코앞인데 웬 책에 그렇게 신경쓰고있어... 


오히려 주인공과 정반대편에 서있는 애보트 수도원장이 이해가 더 갔다.

  바이킹에 맞설순 없기때문에 계속 도망쳐야한다고 말하는 쪽보다는 수도원을 지키기위해 벽을 쌓는쪽이 더욱 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이런 생각은 영화를 다 본 뒤에도 변함이 없지만, 나와 같이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면 '켈스의 서'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조금 흠칫했다.

영화 자체도 책을 기록한다는 것을 폄하하는 시선들과 바이킹이라는 시련 속에서 어렵게 어렵게 켈스의 서가 만들어졌음을 알려준다.


그리고 어째서 이 책이 가치가 있는지를 영화를 통해 보여준다.



결국 벽을 쌓아 바이킹을 막는 시도는 실패하고 만다. 바이킹이 침략하는 영상은 

검정과 붉은 색감으로 앞부분의 녹색찬연한 색감과 대비되어 더욱 참혹하게 느껴진다.



어둠 속에서 희망이 되는 책


이런 상황 속에서 브랜든과 에이단은 겨우 탈출하여 계속해서 책을 쓰는데 열중한다. 그리고 완성된 책.

마지막에 에이단은 브랜든에게 말한다.


"그 책은 성벽 안에 갇힌 채 창조의 영감을 주었던 세계에서 격리되어서는 안 된다.

브랜든, 너는 반드시 그 책을 사람들에게 가져가서 희망을 전해 주어야 한다.

그 책은 어두운 침략의 시대를 밝혀주는 등불이 될거야."


늙은 애보트 수도원장은 완성된 책을 받고 감격의 눈물을 흘린다.

아이오나의 서가 아니라 켈스의 서이기에. 암울한 상황 속에서도 책은 빛나는 희망을 보여주기에.



영화의 마스코트라 할 수 있는 아이슬링.


처음엔 숲에 들어온 이방인인 브랜든을 경계하지만 곧 친구가 되어 그를 도와준다.

산의 주인인 하얀 늑대?지만 어린 여자아이로 표현된게 사람이 아닌 짐승만이 가진 순수함을 보여주는게 아닌가 싶기도 했고

어쨋든 너무너무 귀여웠다.


성인인 된 브랜든과 만나는 상황에서 사람 모습으로 변하지 않고, 일별하고 등을 돌리는 모습에선

브랜든의 어린시절을 대변하는 캐릭터인것 같기도. 



러닝타임이 한시간 남짓인 짧은 애니메이션이었지만 잔잔한 줄거리 때문인지 체감상 한 두시간 영화인것같았다.

전혀 몰랐던 켈스의 서에 대한 가치도 배울 수 있어 좋았지만 사실 살짝 지루하기도 한 영화였다....

하지만 고양이나 아이슬링 너무귀여웠고 작화가 너무너무너무 뛰어난 아름다운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