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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밤을 걷는 뱀파이어 소녀 (A Girl Walks Home Alone at Night, 2014)


밤을 걷는 뱀파이어 소녀


줄무늬티와 컨버스, 히잡을 쓰고 스케이드보드를 타며 밤거리를 배회하는 소녀


기존의 뱀파이어영화와는 전혀 다른 이미지라 궁금증이 컸던 영화.




밤을 걷는 뱀파이어 소녀는 서사가 강한 영화는 아니다. 

이야기를 기대하고 보면 지루하고 심심할만한 영화...?


하지만

흑백의 강렬한 영상과 정적... 그 사이사이의 대사와 노래가 매력인 영화같다.




줄거리

 죽음과 고독의 냄새가 풍겨나는 곳 ‘Bad City’. 
 한 뱀파이어 소녀가 밤마다 스케이트 보드를 타고 고요한 길거리를 
 누비지만 도시의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어느 날, 소녀는 우연히 만난 소년에게서 슬픔을 느끼는데… 
 외로운 뱀파이어 소녀와 고독한 인간 소년의 핏빛로맨스가 시작된다.  (네이버 출처)




영화의 시작장면. 제임스딘처럼 보이는 이 또다른 주인공은,

정원사일을 하며 모은 돈으로 산 자동차를 약쟁이 아빠로 인해 날리고도 항의하지 못하는,

어쩌면 조금은 소심하고 적당히 착한 청년.




뱀파이어 소녀는 밤을 배회하며 먹이를 찾기도, 사람들의 고독을 응시하기도, 아이에게 착하게 살라며 충고하기도 한다.

그런 영화속 장면중에서도 가장 좋았던 장면은!

이 청년과 소녀가 만나는 장면.


드라큘라 코스튬하고 약에 취한 아라쉬에게 소녀가 다가간다.

아마 소녀는 이 남자가 나쁜사람이면 먹으려고 했던것같다 ㅋㅋㅋㅋ

그때 아라쉬가 말한다.


"난 드라큘라다. 해치지 않을테니 걱정마."


얘는 뭐지하며 따라가는 소녀.


"뭐 좀 물어봐도 돼? 왜 여기 있어? 그러고 보니 우리 둘다 여기 있네.

손 좀 줘봐. 너무 차갑다."




그렇게 서로의 외로움을 알게되는 둘.

여러 장면들로 보여주는 강렬한 영상미와, 절제된 대사.

악의 도시 속에 살아가는 고독한 인간들.



마지막 장면도 인상깊다.

아마 아라쉬는 알았던것같다. 고양이와, 소녀가 챙기는 무수히 많은 시계와 장신구들.

차에서 잠시 나가 고민을 거듭하는 모습과,

결국 다시 차에 타 노래를 틀고... 

서로를 바라보며 희미하게 미소짓는 장면.


또 다른 뱀파이어영화 렛미인이 떠오르기도 했다.


먹먹한 정적과 흑백의 몇몇 이미지들이 시간이 흘러도 기억에 남을 것 같은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