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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혹성탈출: 종의 전쟁 (War for the Planet of the Apes, 2017)




드디어! 혹성탈출 트릴로지의 마지막 장, 종의 전쟁이 개봉!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반격의 서막을 너무너무 재밌게 봐서 이번 영화를 진짜 손꼽아 기다렸다 ㅜㅜ


시져가 인간과 함께 자라는 것부터 시작해서, 영웅으로 성장하는 것까지...

인간이 아니라 유인원임에도 이렇게 푹 빠져서 한 캐릭터의 희노애락을 같이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잘 만들어진 시리즈라는 걸 알 수 있게 하는 듯하다.



만약 주위에 종의 전쟁을 보러가는 친구가 있다면, 이전 시리즈를 챙겨보고 가는 걸 추천하고 싶다.

인간과 함께한 성장과정으로, 후에 인간과 대립하면서도 그 기저에 인간에 대한 애정이 있는 것이나

인간 때문에 주위 많은 유인원이 죽어나가면서도 폭력이나 전쟁과 같은 극단적인 선택으로 나아가지 않는 올바름 등...

시리즈 내내 차곡차곡 쌓아가야 느낄 수 있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덧붙여 부제목이 종의 전쟁이라, 인간과 유인원의 종족의 기로를 둘러싼 스펙타클 전쟁을 기대하고 보러가는 건, 말리고 싶다.

위의 사진과 같은 장면은 사실상 나오지 않는다. 영화 초반 10분? 정도 밖에 맞부딪히는 씬이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전작인 반격의 서막 때가 좀 더 격렬하게 부딪혔던 씬들이 있었던듯하다.



밑으론 스포(O)



종의 전쟁은 좀 더 시져라는 영웅에 초점이 맞춰진 느낌이다. 물론 이전 시리즈도 주인공으로서, 극을 이끌어가긴 하지만

이번편에서는 클로즈업된 시져의 표정에서 느껴지는 분노, 고뇌, 죄책감, 애정, 후회, 연민 등 영웅으로서 개인이 느끼는 감정을 보여주고,

결국 그 영웅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를 말해주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Apes Together Strong.

누군가 말했듯이 ㅋㅋㅋ 영화를 보다보면 종족을 배신해 응원하고 있는 날 발견한다.

처음엔 말을타는 유인원들이 어색했는데, 어느새 내가 시져가 된것마냥 동료들의 우정이 느껴졌고

그들이 시져를 위해 몸을 던질때마다 눈물이 줄줄줄 ㅋㅋㅋㅋㅋ

각 각의 캐릭터마다 그 성격이 느껴져 인간마냥 감정이입이 됐다.



또, 영화를 보며 좋았던 건 혹성탈출은 인간 vs 유인원이라는 이분법적 구조를 보여주진 않는다는 것.

오히려 종족을 배신하고 인간들 편에 선 유인원들이나, 유인원에 동조하는 인간 또는 인간끼리도 갈등을 겪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다양한 상황을 보여주려해서 좋았다.


악역 캐릭터인 대령도 단순히 유인원을 말살하려는 인물이 아니다.

말을 하지못하고 점차 짐승처럼 되며 인간이 인간으로서 되지 못하게 되는 바이러스가 퍼지는걸 목도하면서

인류를 위해 어쩔수 없다 말하며 같은 인간을 죽이는 대령.


이 대령은 최후의 기로에서 인간성을 상실한 인류를 상징하는 듯하다.



반면 유인원들은 퇴화된 지능을 가진 인간 소녀 '노바'와 교감한다. 


인간성을 상실한 인류와 인간성을 지니게 된 유인원.

이 마지막 편의 줄거리를 요약하면ㅋㅋㅋ 이게 아닐까.


대령이 말했듯이 굳이 전쟁을 하지않아도 전염병으로 이미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유인원이 이기게 되는 상황이다.

그걸 알았기 때문에 시져도 처음엔 그들을 연민하며 숲에서 조용히 살았던 거겠지.

하지만 인간은 살기위해서 발악하고, 그 과정에서 평화를 원했던 시저 주위의 많은 유인원들이 죽게된다.



극중에 시져가 말했듯 점차 코바처럼 복수에 빠지는 시져.

무리를 버리고 복수를 선택해 맞이한 참담한 결과에서 부터, 또 다시 서게 된 선택의 기로까지...

그가 겪었던 무수한 감정의 편린들에 공감하면서 참 많이 울었다 ㅜㅜ


솔직히말하면 ㅋㅋㅋㅋ 진짜 내가 코바가 된것마냥

시져가 인간 모두를 쏴죽이고 얼른 자신들만의 세상을 이룩하는 걸 보고싶었다.

ㅋㅋㅋ하지만 우리의 시져. 전편을 보며 차곡차곡 쌓아진 캐릭터를 이해하기에 결국 그가 한 선택들도 이해가 간다. 

영화도 십자가에 매달리거나, 바다가 갈리듯 유인원이 갈리는 모습 등 예수나 모세가 떠오르는 장면들이 나온다.




종의 전쟁,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개인적으론 트릴로지의 마무리로 손색없었던듯하다.

물론 지루하다는 평도 ㅋㅋㅋㅋ어느정도 이해가 간다. 그래도 시져의 감정에 푹 빠져서 유인원을 응원하며 두시간을 넘게 달리니

결말을 맞이할땐 너무나 감동이더라 ㅎㅎㅎ 이렇게 마무리 되는게 아쉽기도 하고. 


더이상 눠!!! 하는 시져를 볼 수 없다니 ㅜㅜ!

혹성탈출 뽕이 차오르니... 1,2편도 다시 달려야겠다. 아아 시져 너무 멋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