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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사랑과 우정, 그 애매한 중간지점 <여친남친(女朋友.男朋友, 2012)>


중국 로맨틱코미디 영화, <이별계약>을 보고 중화권 청춘영화가 계속 땡겨서 왓챠플레이를 훑어보다 발견!


포스터 왼쪽 주인공 '장효전'의 <영원한 여름>을 보고나서 보려던 영화였지만 그냥 바로 봤다 ㅎㅎ



<여친남친>은 고등학생, 대학생 시절을 거쳐 성인이 되는 세 주인공들을 따라가면서

퀴어, 사랑, 우정, 대만의 민주화 등을 이야기하는 영화다.


이 많은 주제를 하나하나 부각하지 않고 애매하게 담고있고, 또

사랑과 우정 사이, 그 애매한 지점을 굉장히 애매하게 보여주기때문에 ㅋㅋㅋㅋ

전반적으로 애매한 영화...?


하지만 그 애매한 매력을 따라가다보면 먹먹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영화였다.

(애매탈트오겠네)



메이바오(계륜미)와 리암(장효전), 아론(봉소악)은 같은 마을에서 함께 자란 친구들이다.

메이바오는 친구인 리암에게 감정을 느끼지만, 될 수 없음을 깨닫는다. 

말 수 없고 낯을 가리는 리암은 혼자만의 혼란을 겪는다. 

80년대 민주화의 흐름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아론은 메이바오를 좋아하게 되고, 둘은 곧 사귄다.


여전한 민주화의 흐름 속에서 대학생이 된 이들은 서로의 우정과 사랑의 방향을 확인하고 부딪히며 

성인이 되는데...



초반 80년대 주인공들의 학창시절을 보면서 한국영화 <써니>나 드라마 <응답하라>시리즈가 생각나기도 했다.

짧은 머리, 엄격한 규정과 통제 아래 자유를 갈망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니

대만이라는 나라가 한국과 굉장히 닮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민주화를 향한 비슷한 성장과정을 겪었기 때문일까, 영화의 배경이 친근하게 느껴진다. 


세 주인공은 이 배경 속에서 각자 다른 방식으로 대응한다.

메이바오는 학교에선 규칙을 앞서서 따르지만, 학교 밖에선 불온서적(민주화)을 몰래 판다.

신문부인 아론은 규제에 적극적으로 대항하며 민주화를 외친다.

리암은 가장 소극적이지만, 묵묵히 친구들 곁을 지킨다.



그런 주인공들의 우정 속에서 어느새 사랑이란 감정이 싹튼다.

하지만 항상 쌍방향일 수는 없는 법. 

우정이란 이름 아래 사랑을 말 할 수 없고, 그 애매한 흐름에 주인공들은 몸을 맏긴다.


아직 성인이 되지 못한 시기, 어린 몸만큼이나 성숙하지 못한 감정들.

사랑이란 단어로 딱! 정의 될 순 없는 그 애매한 감정을 배우들의 표정연기로 내내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장효전의 눈에서 느껴지는 웃음과 울음 사이... 너무 좋았당 


 

대학생이 된 아론, 리암과 사회인이 된 메이바오. 

일견 그들의 우정과 사랑은 단단해 보이지만, 보이지 않던 균열이 커진다.


그리고 각자의 화살표가 부딪히며 서로의 감정을 눈치챈다.


배우들의 클로즈업된 표정이 많이 나오는데, 특히 장효전과 계륜미의 먹먹한 표정이 너무 인상깊었다.



"원하는 게 뭔지 말해봐."

"너만 있으면 돼. 하지만 내가 원하는 걸 너는 줄 수 없어."



다시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된 후 다시 만나게 된 세사람.

각자 바라던 모습과는 많이 달라졌다. 특히 민주화를 외치던 아론은 ㅋㅋㅋ충격.


리암은 자신을 보여주며 메이바오를 옳은 길을 갈 수 있게 도와주는데~~ ㅋㅋㅋ

여기서 살짝 김이 새는 느낌도 살짝 들고,

 당당히 세 주인공 중 한명이었던 아론이 쌀짜쿵 쩌리된 느낌이 들어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이어폰을 끼며 그 시절을 떠올리는 리암이 아련아련 마음에 남았다.


총평! <이별계약>영화자체는 굉장히 먹먹하고 감성적인 영화였지만

굉장히 많은 주제를 이도저도 아니게 담았다는 데서 살짝 아쉬울 수 있는 영화였던 것같다. 


하지만 사랑과 우정을 사이의 감정선을 배우들의 연기로 충분히 감상할 수 있는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