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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일반 소설

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 - 앤디 위어 (feat. 영화)


<마션> 영화는 2015년 개봉당시 바로 봤었는데, 소설은 원작이라는 얘기는 들어도 읽을 생각은 없었다.

그래도 시간이 흘러 영화내용을 까먹기도 했고, 유쾌한 소설을 읽고 싶은데 <마션>이 현실웃음이 나올정도로 재밌다는 추천을 받고 바로 읽게 됐다.


"아무래도 좆됐다. 그것이 내가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론이다. 아무래도 나는 좆됐다."


첫문장부터 느껴지는 유쾌한 기운. 영화를 볼당시에도 <그래비티>와 <인터스텔라>를 잇는 우주영화에 혹해서 봤지만 충격을 받았던건 주인공이 낙천적이며 

위기의 상황에도 전혀 답답함이 느껴지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당시 영화 한줄평을 남길때도 '발암없는 힐링영화'라 남겼었는데, 

책을 읽고나니 영화의 분위기가 딱 책에서 왔음을 알 수 있었다.


-줄거리

주인공 '마크 와트니'는 아레스3탐사대 팀원으로 화성을 탐사하다가 모래폭풍을 만나고 사고를 겪게 된다. 

팀원들은 마크가 죽었다고 판단, 그를 남기고 화성을 떠나게 되지만 극적으로 생존하게된 마크 와트니.

그는 남은 식량과 기발한 재치로 화성에 살아남을 방법을 찾으며, 지구에 자신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리려고 노력하고,

천신만고 끝에 자신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지구에 알리게된다. NASA는 총력을 기울여 마크 와트니를 구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아레스3탐사대 또한 그를 구출하기 위해 그들만의 방법을 찾게 되는데...


"나는 식물하자이니라! 나의 식물학적 힘을 두려워하라!"


우주, 화성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마크와트니는 식물학자 겸 기계공학자이다. 그는 자신의 지식을 이용해서 화성에서 살아남으려 발버둥친다.

소설은 SF소설답게, 화성에서 살기 위한 각종 과학적 지식들을 설득력있게 보여준다. 사실, 이런 과학용어로 소설전체가 이루어졌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은 어떻게 얻는지, 산소를 얻기위해 이산화탄소를 어떻게 없애야하는지, 감자를 재배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하는지 등에 대한 계산과 과학적 수치들이

나오는데, 이게 조금 어렵기는 해도 소설 특유의 유머와 함께하니 재밌게도 느껴졌고 책장이 술술넘어갔다.


또한 왜그렇게 위기의 순간이 많은지.

조금의 실수도 큰 사건이 될 수 있는 화성에서 마크는 죽을 위기를 정말 수도 없이 넘긴다. 위기의 순간마다 낙천적이고 유쾌한 그도 좌절을 겪고 포기를 고민한다.

하지만 그는 결국 잠깐의 낙담끝에 바로 살아남기 위한 임기응변을 준비한다. 이 모습이 먼치킨스럽기도 했지만 주인공이 가진 끝없는 희망이 느껴지기도 해서,

절로 기분이 좋아지게 됐고, 그를 닮고 싶게 만들었다.


나를 살리기 위해 들어간 비용은 수십억 달러에 달할 것이다. 괴상한 식물학자 한 명을 구하기 위해 그렇게 많은 것을 쏟아 붓다니. 대체 왜 그랬을까? 그렇다. 나는 그답을 알고 있다. 어느 정도는 내가 진보와 과학, 그리고 우리가 수 세기 동안 꿈꾼 행성 간 교류의 미래를 표상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모든 인간이 기본적으로 타인을 도우려는 본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가끔은 그렇지 않은 듯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 그렇다.


시종일관 농담을 하고 상황을 비꼬며 위기를 이겨내는 주인공만큼이나 주위 인물들도 매력적이다.

마크의 동료들, 아레스3탐사대원들은 마크와 몇 년에 걸친 우주생활을 같이 하기도 하지만, 동료애가 넘친다. 그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시간을 포기해야 하는 순간이 오더라도 전혀 고민하지 않는다. 이것이 허구의 이야기라 가능한 작위적인 모습이라 할지라도, 절로 훈훈해졌다.

동료들뿐만 아니라 나사직원들도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펼친다. 나사의 방칙이라 할지라도 마크가 살아있다는걸 바로 언론에 알리고, 그를 살리기위한 모든 시도를 한다. 하다못해 중국인들도 어느정도 자신의 이익때문이긴하지만 손해를 감수하기도 한다.

소설의 이런 모든 등장인물의 선한 모습때문인지 소설을 읽는내내 따뜻함을 느꼈고, 암울한 상황과 달리 답답함 없이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보너스) 영화와 소설 짤막 비교



소설을 읽고 영화를 보고 나서 비교리뷰를 올려야겠다고 생각했었다. 예를 들어 소설에선 6화성일째 마크가 고립되지만 영화는 18화성일째라든가...

하지만 큰 차이는 없기때문에 짤막하게 남겨야겠다.


- 소설은 과학기술적 고증을 충실히 하고 이것이 소설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만 영화는 그렇게 만들 수 없기 때문에 많은부분이 생략됐다.

예를 들어 마크가 로버를 타고 멀리 나갈때 영화는 그냥 타고 나가지만 소설에선 로버를 어떻게 개조하는지, 로버에서 생활할 수 있는 물과 산소를 어떻게 마련하는지 자세하게 나오는 식이다. 


- 위와 같은 얘기겠지만 영화보다 책이 조금 더 주인공이 치열한 느낌이다. 예를 들어 영화에선 감자를 키울때 한 공간에 자리를 바로 마련하지만 소설에선 자신이 필요한 열량을 계산해 구하고, 필요한 감자와 면적을 계산해서 자리를 마련한다. 자리가 모자라서 임시텐트와 책상 위까지 할애한다.


- 당연한 얘기지만 생각보다 대사를 그대로 차용한 부분이 많다.


- 소설에선 인종을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긴 했지만 쉽게 상상되지 않았는데, 영화를 볼때 생각보다 다양해서 놀랐다. 다만 마크를 제일 먼저 발견한 '민디 박'의 경우 동양인으로 보이는 이름에도 불구하고 백인여성을 캐스팅해서 소소하게 논란이 있기도 했다.


-영화는 후반부에 마크를 구하기 위한 나사와 탐사대의 분량이 늘어나면서 마크를 보기 다소 힘들지만, 책에서는 끝까지 마크의 위기가 계속되기 때문에 그의 활약은 여전하다.


- 후반부에 책에서는 마크의 실수때문에 나사와 연락이 끊기고 고립된채 만나기로 하는 장소로 여정을 떠나지만, 영화에선 끝까지 지구와 연락이 가능하다.

만나기로 한 장소로 가는 여정에서도 책에서는 로버가 넘어가는 위기를 겪지만, 영화에서는 생략된채 상승선인 MAV를 뜯어고치는것에 집중한다.


- NASA가 보급우주선을 띄우는데 실패한 후 중국이 이를 도와주는 과정이 영화에선 선의로, 국가간에 이어지는 것처럼 나오지만 소설에선 중국이 조금 더 자신들의 이익을 생각한다. 정부의 보조를 더 받기 위해 중국우주기구는 국가에 알리지 않고 NASA와 먼저 상의를 하고 후에 화성탐사에 중국인을 끼는 조건으로 거래가 성사된다. 영화에선 중국인들이 조금 어리숙하게 표현된 장면이 있지만 소설에서는 끝까지, 어느정도 선의는있지만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한다.


- 소설은 마크와트니가 동료탐사대원들에게 구조되고 끝나지만, 영화는 구조된 후 지구로 돌아온 후의 이야기가 더 나오는데 마크가 나사의 교관으로 강의실에 선다.

다음화성탐사대가 떠나는모습을 보는 동료우주대원들의 모습도 나온다.


+마르티네즈... 소설에선 잘생긴걸로 나와서 기대했는데 영화에선 마크와 함께 유머를 담당하는 아주 익살맞은 친구라 조금 아쉬웠다. 여기까지 끝!




 개인적으로는 영화보다 책이 더 재밌긴 했지만 둘 모두 보는 내내 기분이 좋아지는 이야기였다. 가끔 재탕하게 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