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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성인을 위한 디즈니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기다리고 기다려, 드디어 <셰이프 오브 워터>를 봤다!! 

<판의 미로>의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과 티져에 꽂혀서 체감상 거의 1년을 기다린듯 싶다.

기대를 너무 많이 하면 실망할까봐 기대치를 낮추고 낮췄는데도 ㅋㅋㅋㅋ 사실 영화를 보고나와서 많이 아쉽긴 했다.



영화는 딱 ! 기대했던 것만큼의 뻔함이었다. 

감독만의 동화적인 색감과 스팀펑크 배경이 너무 아름다웠고 티져에서 기대할 수 있는 사랑이야기도 색다름없이 뻔하게 흘러간다.

어른을 위한 디즈니영화를 보는 기분이었다.


그래서인지 영화를 보고나와서 재밌게 본건지, 실망했던건지 아리송하기도 했다ㅎㅎ




줄거리


우주 개발 경쟁이 한창인 1960년대, 미 항공우주 연구센터의 비밀 실험실에서 일하는 농아인 청소부 엘라이자(샐리 호킨스)의 곁에는

수다스럽지만 믿음직한 동료 젤다(옥타비아 스펜서)와 서로를 보살펴주는 가난한 이웃집 화가 자일스(리차드 젠킨스)가 있다.


어느 날 실험실에 온 몸이 비늘로 덮인 괴생명체가 수조에 갇힌 채 들어오고, 엘라이자는 신비로운 그에게 이끌려 조금씩 다가가게 된다.

음악을 함께 들으며 서로 교감하는 모습을 목격한 호프스테틀러 박사는 이 생명체에게 지능 및 공감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실험실의 보안책임자인 스트릭랜드(마이클 섀년)는 그를 해부하여 우주 개발에 이용하려 한다.

이에 엘라이자는 그를 탈출시키기 위한 계획을 세우가 되는데...



강에서 발견되어 고아원에서 자란 엘라이자는 장애를 가진채 살아왔기 때문에 괴생명체에게 거부감없이 다가갈수있었던것같다.

극중에서 괴물과 자신이 뭐가 다르냐며 외치는 그녀의 모습에서, 사랑의 모양이라는 부제목에서 

그 어떤 상황 속에서도 그 어떤 모양이라도 사랑이 싹틀 수 있음을 느꼈다.

다양한 형태가 될 수 있는 '물'이 사랑에 비유되는 듯하다.


한편 엘라이자의 처절한 (소리없는) 외침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사랑에 감정이입하기에는 조금 아쉬운 측면이 많지 않았나 싶다.

극중 악역인 보안책임자 스트릭랜드나 호프스테틀러 박사 등도 분량이 많기 때문에 오히려 엘라이자와 괴생명체의 비중이 적게 느껴졌다.

때문에 영화에 푹 빠져들기보다 제3자의 입장에서 관망하는 느낌이 들어서 아쉬웠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점은 흑인, 여자, 성소수자, 장애인 등의 약자가 주인공들이라는 점이었다.

엘라이자와 그의 친구들은 사회적 약자이며 영화내내 악역 스트릭핸드의 입을 통해 차별을 받는다.

하지만 그들은 힘을 합쳐 탈출작전을 펼치고 엘라이자는 자신에게 찾아온 사랑에 당당히 몸을 던진다.

그리고 결국 치유력을 가졌음이 증명되는 괴생명체처럼 이들이 사실은 약자가 아님을 영화는 말하는 듯했다.


한편 궁금했던것은 영화에서 자주 언급되는 녹색의 의미였다.

화가 자일스가 의뢰받은 그림을 가져다주자 좀 더 녹색으로 꾸미라고 하는 것이나, 스트릭핸드가 자동차를 녹색(청록색)으로 바꾸는 것, 

괴생명체가 잡힌 아마존, 이 뿐만아니라 청소부 옷이나 스트릭핸드가 먹는 사탕 등과 함께 물이라는 이미지를 통해 푸른색을 강조하는데

이것이 영화의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장치인지 아니면 이것 모두가 괴생명체를 잡아온 아마존과 연관되어 자연을 말하는것인지 궁금했다.

핍박받던 이들이 사실은 약자가 아니었음을 말하는 장치였던걸까?



기대했던것만큼의 큰 감동은 느낄 수 없었지만 그래도 영화의 분위기는 너무나 아름다워서 다시한번 극장을 찾을 것같다.

샐리 호킨스의 섬세한 연기는 두말하면 입아플정도였고 괴생명체 역시 ㅋㅋㅋ 정을 주기엔 거부감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영화를 보는데 큰 문제는 없었다.

두 연인이 마지막에 어떻게 됐는지는 상상하기 나름이지만 

감독의 전작 <헬보이>의 물고기인간 에이브가 떠오르기도 하면서 잘 살았겠거니 싶은 행복한 마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