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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꿀노잼 킨포크 라이프 <리틀 포레스트(2017)>


희한하게 시골에서 농사짓고 음식만 만들어 먹는데도 재미있는 일본영화 <리틀 포레스트>.

느린 속도의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영화이지만 보다보면 어느새 푹빠져서 볼 수 있어서 재탕을 많이 했었다. 

영화를 아는 이들 사이에선 지루한데 지루하지 않은(?) 꿀노잼 영화라고 마니아들이 많았다.


그러다 이번에 한국버전으로 리메이크됐다는 소식을 듣고! 김태리, 류준열, 진기주 등의 배우들이 나오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헐레벌떡 보고왔다.


특별한 줄거리 없이, 젊은청춘이 고향으로 돌아와서 자연 속에서 요리를 만드는 영화는 일본에서만 만들 수 있는 영화인줄알았는데,

리메이크라도 이런 분위기의 영화를 한국감성으로 다시 만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삼시세끼, 효리네민박 등 도시 속 삶에 지친 사람들이 꿈꾸는 '킨포크 라이프'를 좋아한다면 이 영화도 좋아할 듯 싶다. 



줄거리


시험에 떨어지고 고향으로 돌아온 혜원. 그녀의 고향은 물건을 사려면 자전거를 타도 한시간은 나가야하는 시골마을이다.

혜원의 오랜친구 '재하'는 도시생활이 맞지않아 고향으로 돌아와 과수원을 시작했고, '은숙'은 살면서 한번도 고향을 벗어나지 못했다.

재하, 은숙과 함께 직접 키운 농작물로 한끼 한끼를 만들어 먹으며 겨울에서 봄, 여름, 가을, 다시 겨울을 맛이하게 된 혜원.

그렇게 특별한 사계절을 보내며 고향으로 돌아온 진짜 이유를 깨닫게 된 혜원은 새로운 봄을 맞이하기 위한 첫 발을 내딛는데...



원작 영화와의 비교


 <리틀 포레스트>는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봄*겨울, 여름*가을 2편으로 만들어진 일본 영화다.

이를 다시 한 편의 영화로 만든게, 이번에 개봉한 <리틀 포레스트>!


확실히 한 편의 영화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일본 영화보다는 속도가 빠른느낌이고, 조금 더 이야기가 풍성해진 느낌이다. 

일본영화가 다큐라면 확실히 이번 영화는 드라마라는 느낌??

일본판은 느린속도로 자연 풍경과 그 속에서 자급자족하는 주인공을 조망하듯 그렸다면

이번 영화는 조금 더 클로즈업한 느낌으로 청춘의 시험, 연애, 취업 등의 이야기를 보다 자세히 다루고 있다. 즉, 친구들의 비중이 생각보다 크다.


게다가 한국감성이라기에 ㅋㅋㅋ 김치찌개, 된장찌개 만들어 먹을줄알았는데 생각보다도 그런 느낌은 덜하다. 

오히려 이를 기대하고 본다면 조금 아쉬운 정도. 일본판의 케이크 대신 시루떡을 만들어 먹고, 떡뽂이, 막걸리 등의 요리를 선보이지만

한국!! 전통!! 이런 느낌은 없어서 신기했다. 파스타도 만들고 제빵도 하고, 도시사람들처럼 구애받지 않고 해먹는다.



청춘예찬


앞서 얘기했듯이 이번 <리틀 포레스트>는 생각보다 청춘의 고민을 많이 담은 영화다.

사회 초년생들이 겪는 취업의 어려움, 직장 내 스트레스 등이 잔잔한 킨포크 라이프 중간중간 현실을 깨닫게 만든다.

원작인 일본영화에서도 주인공이 근교도시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고향으로 돌아오지만, 한국판은 청춘의 고민을 좀 더 본격적으로 다룬것같다.


그리고 이것이 영화를 보기전에, 현실에서 벗어나서 힐링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에게 단점이 될 수 있을 것 같기도 했다.

현실을 잊고 예쁜 영상을 보며 판타지에 빠지고 싶은데, 그렇게 두지 않기 때문에? ㅎㅎ


하지만 세 주인공의 발랄한 연기와 감독의 따뜻한 시선이 더해져서인지 영화 자체는 미소지으며 볼 수 있었다.

멈춰서도 괜찮아, 쉬워가도 괜찮아라며 위로 받는 기분이기도 했다.

획일적인 한국영화판에서 새로운 영화를 만날 수 있어서 행복하기도 했고!

 


영화를 보면서 또하나 좋았던 점은 배우들의 연기였다. 

<아가씨>를 통해 처음 본 '김태리'라는 배우도 이번 영화를 통해 털털하면서도 매력적인 연기를 다시 한 번 볼 수 있었고, 

특히 이번 영화는 '류준열'이라는 배우를 백퍼센트 활용했다는 점에서 내안의 매력지수 백만점 ㅋㅋㅋ

어디서 잘생김을 연기한다고 하는데, 정말 ㅋㅋㅋ 잘생겨보여서 눈을 비빔...시골농촌총각의 풋풋함과 순수함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게다가 혜원과 재하의 알게 모르게 살짝살짝 드러나는 러브라인도 자연풍광과 함께 너무나도 이뻐보였다.



삶에 찌든 현생을 잊고 잠시간 귀촌판타지를 꿈꿀 수 있게 한 <리틀 포레스트>.

청춘의 고뇌를 담고 있지만 그 고뇌마저 아름다워 보였던 영화였다.

맨날 그 영화가 그 영화 같았던 한국영화판에 앞으로 이런 다양한 영화가 더욱 많이 나왔으면 좋겠고, 

분명 생각해보면 별 이야기도 없었는데 희한하게 재밌어서 ㅋㅋㅋㅋ 영화관에 한번 더 보러갈것같다.